한국에서 기독교·불교를 비롯한 전래 종교·종파들이 滿開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민족종교 대종교의 사상·철학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종교의 구현목표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와 三神一體 사상, 그것은 세계 종교를 포괄하는 모든 종교의 모체이자 근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나라에 현묘한 도(玄妙之道)가 있으니 이를 배달교(風流道)라 이른다. 이 교의 유래는 선사(仙史)에 자세히 밝혀져 있다. 실로 도교·불교·유교 등 3교(三敎)를 다 포함하여 중생을 교화한다’.

신라 때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은 ‘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에서 대종교를 이처럼 조화와 융합의 원리를 지닌 종교로 기록했다. 배달교는 고래(古來)로 우리 민족의 고유신앙을 바탕으로 도·선맥(道仙脈)을 모두 간직한 것이다. 그것은 유·불·선 3교가 통합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3교 이전부터 그 기본 교리를 포괄했다.

대종교의 교사(敎史) 또한 우리 역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단군한배검을 교조(敎祖)로 삼신일체(三神一體)인 ‘한얼님’(하느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받든다. 교리는 우리 민족의 정통사상과 철학을 담았고, 구현목표이기도 한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다.

홍익이념은 결국 모든 종교를 포용할 수 있는 조화의 원리를 바탕으로 범세계 종교성을 띤 후천세계(後天世界)의 종교인 것이다.


대종교 경전(經典)인 《삼일신고(三一神誥)》에는 지감(止感)·조식(調息)·금촉(禁觸)이라는 3법이 있다. 불교의 명심견성(明心見性)하는 참선법(參禪法)은 바로 지감법에서 유래한 것이며, 도교의 양기연성(養氣煉性)의 도인법은 조식법, 유교의 수신솔성(修身率性)하는 극기수양법(克己修養法)은 금촉법에서 유래했다. 이 3법을 함께 수행하여 통달하는 것이 바로 대종교의 수행법인 《삼법회통》이다. 대종교는 유·불·선 3교의 종지(宗旨)를 다 포괄하는 셈이다.

신관(神觀)으로 보더라도 대종교는 조화(造化)·교화(敎化)·치화(治化)의 3대권능을 두루 갖춘 삼신일체(三神一體) 한얼님을 주체(主體)로, 모든 종교를 작용(作用)으로 포함해 모든 종교의 모체이자 근원이라고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삼신(三神)이 점지해 생겼다고 한다. 여기서 삼신이란 세 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조화·교화·치화의 삼신작용을 가진 절대주께서 생명을 주었다는 의미다.

대종교 교리 자체도 삼신일체에서 기인한 삼일원리로 이뤄졌다고 풀이된다.

《삼일신고》‘진리훈’(眞理訓)에는 사람들은 세 가지 참함(三眞), 즉 성품(性)과 목숨(命)과 정기(精)를 한얼님으로부터 점지 받는다고 나온다. 또 사람은 태어나면서 세 가달(三妄), 즉 마음(心)·기운(氣)·몸(身)에 끌리어 선악(善惡)·청탁(淸濁)·후박(厚薄)함이 생겨난다.

결국 이 세 가달을 세 참함으로 돌이키면 참사람이 되고(返妄卽眞), 다시 참함을 위로 돌이키면 한얼님과 같이한다(返眞一神, 神人合一)는 것이다. 결국 삼일논리는 주체는 하나지만 세 작용으로 나뉘고 작용인 셋은 다시 하나인 근본으로 환원한다는 이치다(三眞歸一, 卽三卽一). 이것이 우리 배달민족의 사상 가운데 흐르는 삼일철학(三一哲學)의 맥락이다.

대종교의 삼일논리는 하나가 곧 무한대이듯 천상과 지상이 같고 한울과 인간이 같아 천·지·인(天地人) 삼극(三極)을 하나로 동일시한다. 인간을 한울과 같은 소우주로 보며, 인간은 한얼님의 자손(天孫)이요, 한얼백성(天民)임을 깨우치며 한얼을 공경하고(敬天), 조상을 받들어 모시며(崇祖), 이웃과 사람을 귀히 여기며 사랑(愛人)하는 것을 한얼의 윤리(天倫)로 삼으며 충효(忠孝)사상을 키운다.


이 충효사상은 일제 강점기에는 대종교를 항일 독립투쟁으로 일관한 종단으로 만들었고, 36년간 무려 10여만 명의 순교·순국자를 낸 바탕이 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대종교가 전생(前生)과 현생(現生)과 후생(後生)을 영원히 하나로 보는 것은 모든 인류종교의 바탕을 가진 종단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대종교 신앙의 뿌리는 배달겨레의 상고사적 시원에서 찾을 수 있다.

《삼국유사》에는 하늘나라(桓國)의 한얼님께서 이 세상을 홍익인간하시기 위해 천부삼인(天符三印)을 가지고 삼선사령(三仙四靈)을 거느리고 백두천산 신단수(神檀樹) 아래 강림하였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곡식·명령·질병·형벌 그리고 선악의 3백60여가지 일을 주재하며 이화세계(理化世界)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교정일치(敎政一致)의 정사(政事)와 교화(敎化)의 대역사이며 특히 다섯 가지 일(五事)중에 선악을 주관해 종교적 교화의 바탕을 이루었다. 삼선사령은 토지를 맡은 팽우(彭虞)와 글을 맡은 신지(神誌)와 농사를 맡은 고시(高矢) 등 세 선관과 풍백(風伯)·우사(雨師)·뇌공(雷公)·운사(雲師)등 네 신령을 말한다.

따라서 대종교의 종교적 원천은 한웅천왕(桓雄天王)이 한얼로서 사람으로 화하여(以神化人) 한밝뫼(백두천산)에 내려오신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상원갑자(上元甲子)의 해 10월3일 일이다.
한얼님이 우매한 백성들을 교화하자 삼천단부(三千團部)의 백성들이 모두 모여 한얼님을 임금으로 추대하니 광대한 통일대국이 이뤄졌다. 이 때가 상원갑자년에서 두돐갑자 지난 무진년(再周甲子戊辰年) 10월3일, 바로 단기 원년(元年)이다.

대종교의 종교적 바탕에 대해 “한국근대민중종교사상”의 대종교편에는 단군 설화를 이렇게 인용했다.
‘고기(古記)에 나오는 검녀(熊女·神聖族인 검겨레의 딸)와 불녀(虎女·光明族인 불겨레의 딸)에게 쑥과 마늘로 된 선약을 먹이고 1백일간 굴속에서 기도하게 한 것은 신선도(神仙道)의 시작이다. 검녀의 3·7일(21일) 성도(成道)는 인류 최초의 선도적 진인화(仙道的 眞人化)요, 신도적 영인화(神道的 靈人化)이기 때문에 이것은 종교적 교화성사(敎化聖事)의 처음이다.

아울러 한얼님께서 개천강세(開天降世)하고 인간 세상에 처음으로 종교를 내려준 것은 천지대공사(天地大公事)인 동시에 검녀의 진인성취(眞人成就)는 인간 최초의 해탈성사(解脫聖事)였다’.

그러면 이 위대한 뿌리종교는 역대로 어떻게 이어져왔는가.

대종교의 교맥(敎脈)은 고조선시대에는 천신교(天神敎·한검수), 부여에서는 대천교(代天敎),
고구려에서는 경천교(敬天敎), 신라에서는 숭천교(崇天敎), 백제에서는 수두(蘇塗), 발해에서는 진종교(眞倧敎)로 이어졌다. 또 고려 때는 왕검교(王儉敎), 만주에서는 주신교(主神敎), 다른 곳에서는 신교(神敎) 또는 천신교라고도 하였다. 역대로 교명(敎名)을 달리하면서도 그 교맥은 하나로 계승되다 근세에 와서 대종교(大倧敎)로 중광(重光·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암흑기도 거쳤다. 고려 중엽 원종 때 몽고 침입으로 교문이 닫힌 것이다. 그 뒤로 줄곧 외세에 몰려 주체성을 살리지 못했지만 그 의식(儀式)은 7백여년동안 민속화한 형태로나마 잔영(殘影)을 유지했다. 도선맥(道仙脈)은 종교(倧敎)라는 이름으로 산중에서 은둔했던 것이다.

구한말에는 나라마저 망하는 지경에 이르자 대성철 홍암(弘巖) 대종사 나철(羅喆) 선생이 구국제민(救國濟民)을 위해‘대종교’라는 이름으로 이를 중광(重光)했다. 단기 4242년(서기1909) 일이다.

대종(大倧)에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대종이란 천신(天神)이란 뜻이다.
‘大’는 ‘天’에 속하며 우리말로‘한’이다. ‘倧’은 신인종 자(字)로 우리말로는‘검’(神) 또는 ‘얼’로 표현할 수 있다. ‘倧’자는 특히 중요하다. 한얼님이 사람으로 화해(以神化人) 한밝뫼(太白山-白頭山) 밝달나무 아래에 내려오셨으니 바로 신인(神人)이다. 이 세상을 크게 널리 구제(弘益人間 理化世界)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大倧’에는 한검·한얼의 뜻으로 진종대도(眞倧大道─한얼 이치의 진리)라는 큰 뜻이 들어있다.

홍암 대종사는 당시 정치가이자 혁명가로서의 기질을 동시에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외교·정치의 한계가 있고 맨손으로 하는 혁명에도 한계를 느꼈던 홍암 대종사는 한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교화시키는 종교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세계적인 석학이며 “25시”의 작가인 게오르규(1916∼92)는 한 칼럼에서 홍익이념을 언급한 적이 있다. 프랑스의 정치·경제지인 “라 프레스 프랑세스”(86년 4월18일자)에 실린‘다시 일어나는 한국’이라는 글에서였다.

‘17세기만 해도 유럽인들은 한국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유럽으로 돌아온 하멜(1692·네덜란드 선원) 일행은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민족의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후로부터 한국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한국은 매년 10월3일이면 개천절을 기념한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은 지극히 평화적이고 근면한 국가다. 단군은 개국과 함께 그 국민에게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이념과 농사법을 가르쳤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구텐베르크(1398∼1468)보다 2세기 앞서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니다.

홍익인간이라는 단군의 통치이념은 지구상의 법률 중 가장 강렬하면서도 가장 안전한 법률이다. 그들은 예술을 사랑하고, 그 나라 옛날 여인들은 왕녀와 같이 아름다운 비단옷을 입으며 전통사상을 지켜왔다…(중략). 한국인은 세계적 대륙의 거대한 공사장에 진출, 단군의 이념인 홍익인간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처럼 홍익인간의 참뜻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크고 널리 유익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인류 구제와 지상천국을 그 목적으로 하는 인류복지사상이며 천리(天理)에 의해 국가사회가 영위되는 이상적인 나라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결국 ‘홍익주의’는 박애요, 자비요, 인애(仁愛)사상이다. 편협한 민족이나 지역에 국한한 사랑이 아니라 실로 크고 넓은 진정한 인류애다.

따라서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다 포용하여 화합협동하는 보편타당한 조화원리다. 인류 최고의 이상향을 뜻하는 것이 대종교의 구현목표인 것이다.

단군 한배검은 우리 민족의 시조 또는 국조로서 배달민족의 근원적인 조상이며 민족의 주체와 구심체가 되는 인물이다. 따라서 단군숭배사상은 유구한 역사민족의 표상이며 우리 자체의 생명과 본성의 원천인 것이다.
대종교는 단군 한배검을 교조로 받들고 민족 고유신앙의 뿌리로 섬긴다. 나아가 신선(神仙)사상과 국조숭배사상과 천부(天父)사상은 일맥상통하는 원리로써 우리는 천손(天孫)·천민(天民)인 셈이다.

전세계에서 천손·천민으로 자처하는 민족은 우리밖에 없다. 유태인들은 선민(選民)임을 자처한다.
또한 단군국조는 개국이래 수많은 국난을 겪으면서 그때마다 국난극복의 구심점이 되었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항일 독립운동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단군의 위대한 홍익인간 이념과 만유(萬有)사상과 원리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교리와 사상·철학 그리고 만고에 빛나는 불멸의 공덕은 너무나 거대하고 높아 감히 이름지어 헤아릴 길이 없다.



대종교의 종교사상과 철학은 우리 민족사와 함께 이어져온 삼신일체원리(三神一體原理)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민속에 뿌리내린 삼신상제(三神上帝)나 ‘삼신할머니’로 일컬어지는 삼신일체의 한얼님을 말한다.

삼신일체신관 : 세검한몸이신 하느님으로 우주가 생성하기 전부터 더 위가 없는 으뜸자리에 있으면서 우주를 내시고 만물을 창조하신 조화신(造化神)으로 한임(한님)이요,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는 만백성을 가르쳐 깨우친 교화신(敎化神)으로 한웅님이요, 만물과 백성을 기르고 다스리신 치화신(治化神)으로 한검님이다. 이 세검(三神)은 한몸이신 한얼님(하느님)이 된다.

체용(體用)관계 : 한얼님은 주체가 되고, 한임과 한웅과 한검은 주체의 작용이 되는 관계다. 한얼님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한얼님은 주체다. 한얼님으로 백두산에 내려온 것은 보이지 않는 한얼님의 작용자리로 온 것이다. 결국 한임(한인)과 한웅과 한검은 하나인 한얼님의 두 가지 표현이다.

3대작용(三大作用) : 하느님의 세자리인 한임·한웅·한검은 《삼일신고(三一神誥)》의 ‘신훈’(神訓)에서 말한 한얼님의 3대작용인 큰 덕(사랑)과 큰 슬기와 큰 힘은 ‘한’(一)의 기원점이 된다.
한얼님은 큰사랑(大德)이 있어 우주와 만물을 낳으시므로, 한얼님은 아버지이신 임(因=옛말의 父)이 되시고 큰 슬기(大慧)가 있어 만물을 화육하므로 스승이신 웅(雄=옛말의 師)이 되고, 큰 능력(大力)이 있어 우주와 만물을 완성하시므로 임금이신 검(儉=옛말의 帝)이 되시는 세 가지 자리 쓰임(用)이 있어 삼신일체 한얼님이라고 한다.

한은 우주의 본체 : 이에 한임·한웅·한검은 한의 임과 한의 웅, 한의 검이라는 말이므로 “한은 임·웅·검의 주체요 임·웅·검은 한의 작용이니 체(體)·용(用)의 관계가 된다. 이로써 ‘한’은 우주의 본체요, 진리체요, 원인자임을 알 수 있다. 한님·한얼님·하느님·한울님·하나님이라는 말들은 한을 인격화해 부르는 하나의 존칭이다. 우리 민족이 고대로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명사로서 가장 위대한 말이다.

이처럼 한은 인간성, 민족성, 지역성 같은 특수성이 전혀 섞이지 않은 초월적이고 보편적인 우주의 본체요, 유일무이한 우주신이다. 그러므로 삼신일체 신은 ‘한’을 의미하고 한(一)은 수(數)의 시작으로서 본원적, 근원적인 의미를 지닌다. 삼신일체는 곧 천일(天一)·지일(地一)·인일(人一)의 일체다. 한을 인격의 의미로 보면 천지인합일(天地人合一), 즉 천인합일신인(天人合一神人)사상이다.

삼신일체는 3원론으로서 조화(調和)사상이다. 민족경전인《천부경(天符經)》에 ‘하나는 처음인데 처음이 없는 것도 하나요, 하나가 발동하면 만번 가고 만번 오며 하나는 끝인데 끝이 없는 것도 하나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한(一)은 극대(極大)요, 처음이요, 끝이요, 처음도 끝도 없는 무한이라는 뜻이다.

하나와 전체가 같고, 작은 하나가 큰 무한과 같다는 인식론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원리는 서로 반대되고 모순되는 큰 것과 작은 것을 모두 한으로 표현하며 상반되는 것도 상대를 부정하지 않고 긍정하면서 일치 통일하는 논리다. 이것이 하나는 셋으로 작용하며(卽一卽三) 작용인 셋은 하나인 본체로 환원(還元) 발전한다. 즉일즉삼은 이치다.
이것이 삼일철학이며 삼일논리인 한철학이다. 삼일논리에 의하면 하나가 곧 무한대(無限大)이듯 천상과 지상이 같고 신과 인간이 같으므로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삼극(三極)을 같이 본다.

대개 하늘나라를 인정하는 민족은 땅을 죄악시하기 쉽고 하느님을 성스럽게 보고 사람을 죄인으로 보거나 천하게 본다. 그러나 우리 조상님은 하늘나라를 인정하면서도 홍익인간의 지상천국도 인정하고 동일시하였다.
삼일신고 진리의 말씀에 가달을 돌이켜 참으로 나아가면 참사람인 성철(聖哲)이 되고, 다시 세참함을 하나로 돌이키면 한얼님이 같이한다. 곧, 반망즉진(返妄卽眞)하고, 반진일신(反眞一神)한다고 밝혔다.

사람이 한얼과 같이 될 수 있다고 사람과 한얼을 똑같이 보는 신인합일(神人合一) 신인일여(神人一如)의 원리요, 논리다.
서구에서 발전한 변증법은 정반합(正反合)이란 부정(不定)의 과정을 통한 종합의 논리지만 삼일철학의 논리는 상호 긍정의 과정을 통하여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종합이 아닌 환원(還元)이다. 즉, 정반합인 긍정·부정·종합의 과정이 아닌 정·정·원(正正元)의 긍정, 즉 긍정환원의 논리인 것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부정의 논리인 변증법으로 많은 갈등과 고난을 겪어왔다. 자기와 자기가 아닌 사람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부정 논리는 생존경쟁에서 상쟁과 상극의 현상을 합리화하고 침략과 전쟁을 불러왔다. 또 이 부정의 논리는 모든 것을 분열쪽으로 몰고 가 모든 현상을 상호 반대적인 것으로 규정지어 배타적인 행동을 조장했다.

이에 반해 한사상의 삼일논리는 긍정하고 포괄하고 모든 것을 협동 조화시켜 본래의 뿌리인 하나로 일치시키고 통일시키는 원리다. 결국 본래가 상반되는 존재는 없고 서로 모여 완성체(完成體)를 이루며 서로 배타심이나 갈등 같은 것이 없이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 이 원리와 논리야말로 상쟁과 상극의 역사를 통일 지양하여 상생(相生)의 평화와 세계역사를 이룰 수 있다.



개천절은 한 옛날(上元甲子) 상달상날(10월3일)에 단군 한배검께서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건설하시고자 한울문을 열고 백두천산에 강림한 날이다.

개천절은 예로부터 상달상날(上月上日)이라 높여 불렀다. 이날을 기려 거족적인 제천의식이 계승, 전래했다. 옛 부여에서는 영고(迎鼓), ‘예’와 ‘맥’에서는 무천(舞天), 마한·변한은 계음(契飮), 고구려는 동맹(東盟), 백제는 교천(郊天), 고려에서는 팔관회(八關會)라는 민족제천 대회를 봉행했다.

이를 통해 국민 대단합과 경천숭조(敬天崇祖)·충효사상 등 민족 고유의 정통윤리를 확립하고 근본을 갚는 예절을 전수해온 것이다. 그러나 고려 중엽 외래문물의 유입과 몽고의 침략으로 이러한 거족적인 민족의식은 흐려지고 우리의 전통문화와 종교의식은 민속 및 민간신앙으로 숨어 들어갔다. 조선조를 거치는 동안에는 고삿날로 그 잔영을 겨우 유지할 정도였다.

이러한 7백여년동안의 암흑기를 거쳐 결국 우리는 나라마저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홍암 대종사는 대종교의 중광과 함께 민족 고유의 천제의식을 되살렸다. 뿌리를 찾아 정통신앙으로 국조 단군 한배검에게 귀일(歸一)하는 길만이 겨레와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구국일념에서였다.

4252년(서기 1919)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음력 10월3일을 개천절로 정해 해마다 대종교와 함께 경축했다. 일제가 패망하자 4281년(서기 1948) 8월15일 국내에서 새 정부가 수립되면서 개천절을 거듭 국경일로 계승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 나라 4대 국경일 가운데 3·1절, 제헌절, 광복절은 일제로 인하여 생겼지만 오직 개천절만이 우리 민족의 정통 명절로 이어진 것이다.

개천절과 함께 어천절(御天節) 또한 대종교에서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어천절은 단군 한배검께서 고조선(배달국)을 세워 '홍익인간 이화세계' 실현의 기틀을 잡아 주시고 ‘아사달’에서 다시‘한얼’의 본 자리로 되돌아 가셨다는 사실을 기리는 날이다. 우리의 어천절은 외래종교의 부활절과 비교되기도 하나 근본적으로 다르다. 부활은 죽었다가 사흘만에 되살아났다는 데서 유래한다. 그러나 '어천'은 죽지 않고 산 그대로 신선이 되어 갔다고 하는 사상이다. 이 신선사상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천인합일(天人合一)사상으로 죽음 자체가 없다.

신선사상은 죽음을 초월
예로부터 우리 나라를 ‘군자불사지국(君子不死之國)', 죽지 않는 군자의 나라로 부른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삼국유사》 등 문헌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최치원 같은 선인(仙人)들의 승천을 기록하고 있다. 《해동이적(海東異蹟)》《해동전도록(海東傳道錄)》 등에서도 육신을 지닌 채 승천한 사람, 갓과 신발을 관속에 두고 승천했거나 빈 관을 남긴 채 홀연히 승천한 사람 등의 기록이 나온다. 모두 신선사상의 맥을 짚게 하는 내용이다.
그러면 '어천'이란. 하늘을 타고 간다는 뜻이다. 한얼(하늘)에서 왔으니 한얼의 본 자리로 되돌아 간다는 귀천(歸天)사상이다.
'신선'은 어떤 사람인가. 사람이긴 하되 도를 완성하여 사람으로서의 본래의 자리를 찾은 사람을 일컫는다고 본다. 도(道) 자체엔 어떤 형체나, 제약이나 대립 조차 없다. 도를 이루면 자유자재 하게 되는 것이 우리민족의 고유 신선사상이다.

민족의 얼로 조국 통일의 원동력 되게
민족경전 가운데 하나인 《삼일신고》에서는 신선사상의 원리인 성(性)·명(命)·정(精)을 말해 놓았다. 간단히 말하면 성은 마음을 낳고, 명은 기를 낳고, 정은 육신을 낳는다고 했다. 그러니까 신선이 되어 감은 육신이 다시 정으로 돌아가는 원리인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수(壽)를 다하면 ‘죽었다’는 표현보다 ‘돌아가셨다’는 말로 추모한다. 이 말 뿌리 역시 선어(仙語)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어천사상, 곧 신선사상은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생명사상이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다물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외래사상의 난무속에 자아를 상실해 가는 요즘 이 날이 민족중흥의 날이 되고 이 사상이 민족의 얼로 뜨겁게 용솟음쳐 국난극복과 조국통일의 힘찬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